권군 작가와 이노강 작가의 작품을 만날 볼 수 있는 7월 기획 전시·경매 <호접몽>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장자의 호접몽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호접몽은 장자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깨어 보니 장자가 나비가 되는 꿈 것인지, 나비가 장자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이죠. 장자는 현실과 꿈, 자신과 나비를 구분 짓지 않습니다. 자신이 곧 나비이고, 나비가 곧 자신이라고 받아들입니다. 이처럼 호접몽은 사물과 자신이 하나로 합일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뜻합니다. 오늘날에는 인생의 덧없음, 인생의 무상함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권군 작가는 자연에서 기인된 시각적, 신체적 체험, 그리고 무의식이 엮여져서 전개되는 개인-여신 신화적 서사를 회화, 조각, 도자기, 퍼포먼스를 통해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태양과 빛은 작가의 작업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태양을 가시계와 만물 창조-성장 에너지의 원천으로 보고, 이를 어떻게 조각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포항 작업실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한 채 햇빛을 흡수하는 방식의 태양 명상을 매일 이어 나갔고, 햇빛이 몸 안으로 들어와 구석구석을 밝혀주는 경험을 했다고 말합니다. 이는 자신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었던 어떠한 존재를 일깨워주었고, 이는 무의식과 몸, 손을 거쳐 작품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이번 7월 기획경매에서는 물아일체와 유사한 각성적 순간을 표현한 권군 작가의 도자기 작업 10점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노강 작가는 한국 전통 미술의 상징들을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그림으로 표현하는 <신선 시리즈>와 갖가지 곰돌이가 등장하는 <곰돌이 시리즈>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한국 전통 미술에 대해 공부하며 한국 전통 상징들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미술에서 고양이와 바위, 국화는 장수를 뜻하고, 호랑이는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작가는 잘 살기를 바라는 과거 사람들의 소망이 현대 사회에도 통용된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거북이, 고양이, 나비, 바위, 신선 등도 장수와 초월 벽사 등을 뜻하며,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그림, 복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 미술의 재해석뿐만 아니라 한시(漢詩)의 구절이나 동양 고전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신선 시리즈>의 최근 작업들을 이번 7월 기획경매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자연과 합일(合一)을 이루는 권군, 이노강 작가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7월 기획경매 <호접몽>이 자신과 나비의 관점 모두를 취해 자신의 기존 인식을 벗어나고자 했던 이야기 호접몽처럼 여러분께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는 순간이 되길 바랍니다.
<호접몽> Kwon Koon x Lee NoGang Exhibition & Special Auction
2023.07.15 – 2023.07.25
케이옥션 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