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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s

Exhibition

전시기간ㅣ2023.12.15(Fri) - 2024.01.05(Fri) 10:30am - 6:30pm

주소ㅣ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2층 arte k
주차 ㅣ 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3 아트타워
발렛 주차 이용 가능 (이용요금 3,000원 주차 가능대수 20-30대)



임수진이 다루는 겨울의 풍경은 오래된 기억과 닮아있다. 우연히 마주하게 되는 오래된 기억은 희미하면서도 부드럽고 따스하며 또 다른 기억을 불러낸다. 무엇인가를 감각하게 하는 겨울의 풍경은 작가가 일상과 여행에서 만나 사진으로 수집되고, 수성목판화 작업을 거쳐 우리 앞에 자리한다. 임수진은 겨울이 가진 여러 얼굴들 중 눈 내리는 풍경, 새하얀 눈이 지붕과 거리, 산과 나무에 쌓여 주변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섬세하게 매만진다. 작가는 이러한 겨울의 모습을 목판 위에 스케치하고, 물감이 닿지 않는 부분을 파낸 뒤 나무 부스러기를 걷어낸다. 그 사이 드러난 양각된 부분에 물감을 바르고, 종이를 올린다. 그리고 바렌이라는 도구를 손에 쥔 채 종이를 문지른다. 작가는 이를 반복하며 종이에 한 색씩 입혀 나가며, 손의 감각과 나뭇결을 간직한 겨울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반복적인 행위를 필요로 하는 수성목판화의 작업처럼 임수진은 겨울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이번에 개최되는 개인전 《밤과 흰 눈(Winter Has Come)》에서도 작가는 2021년과 2022년 《겨울 실루엣》과 《雪空 설공》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인 개인전과 같이 겨울을 이야기한다. 유년 시절 겨울이 가장 긴 삿포로에서 잠시 머무르게 되었을 때 처음 배운 단어가 ‘설공’을 뜻하는 단어 ‘유키조라 Yukizora (ゆきぞら)’였던 일, 좋아하는 뭉크의 작품을 보기 위해 떠난 노르웨이 오슬로의 날씨의 창백한 색감이 뭉크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목격했던 순간은 작가에게 겨울을 특별한 존재로 자리하게 했다. 겨울은 작가에게 잊혀 지지 않는, 계속해서 꺼내어보고 매만져 보고 싶은 아름다움이 된 것이다.

겨울의 아름다움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일은 판화의 매체적 특성인 복제성과 복수성과 연결 지어 보게 하지만 작가는 한 두 장 정도의 적은 에디션을 내며 판화의 희소성을 강조한다. 동시에 작가는 주관이 뚜렷한 작업보다는 재현과 객관성에 기반을 둔 작업을 선보이고, 경험한 장면들을 관조적으로 표현하는 태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가 있다. 앞선 작가의 언급에서 등장하는 재현과 객관성, 관조는 작가가 거리를 두고자 하는, 복제성과 복수성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작가가 유지하고자 하는 관조적인 태도는 작업을 마주할 관객에게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원본에서 출발해 원본과 가까워지려고 하는 일반적인 판화의 특성을 벗어난다. 복제된 것은 복제라는 과정으로 인해 원본과 다른 미묘한 차이를 가지게 되기에, 복제 자체가 또다른 원본이 될 수 있다고 한 뒤샹의 말처럼 임수진의 수성목판화 작업은 같은 이미지를 담아냈다 하더라도, 각각의 특별함을 간직한다. 그리고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감각을 천천히 혹은 분주한 모양새로 떠오르게 한다. 떠오른 기억과 감각은 시간이 흘러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겠지만 “묵묵히 지난 계절과 시간을 겪어내는 겨울의 풍경들”(「밤과 흰 눈」, 임수진)은 우리를 다시 찾아오기에, 과거의 기억과 감각은 그 순간 현재에 펼쳐진다.

- 글: 안유선 (arte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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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기간 중 월-일 10:30 -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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