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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s

Exhibition

전시기간ㅣ2024.07.26(금) - 08.18(일)
10:30am - 6:30pm

주소ㅣ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1층 arte k
주차 ㅣ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23 아트타워
발렛 주차 이용 가능 (이용요금 3,000원)



FREE-RUNNING RHYTHM: 감각과 감각 사이의 리듬, 무한 변주

동일한 시간 속에서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시선과 감정, 각각의 고유한 리듬으로 호흡하며 살아간다. 무형한 아름다움을 탐미하는 순간의 감정, 특정한 기억을 상기할 때 동시다발적으로 느껴지는 고유의 향기, 마음 한 켠에 형형하며 부유하고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자유진행리듬free-running rhythm’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 고유의 주기와 리듬으로 진동하고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오직 주체의 내부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는 변화로 인해 독자적인 포물선을 형성하는 이러한 성질은, 일률적인 리듬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주체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자유진행리듬》은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일상의 순간들을 자율적인 속도로 횡진하며 유희적인 리듬으로 달려나가고 있는 김지선, 이미솔의 정성스레 정제된 율동들을 선보인다.

무용하는 다중-감각 조각
눈으로 들리는 소리, 의미심장한 색채의 향. 크나큰 화폭 위 포효하는 물성들은 예측할 수 없는 고유의 리듬을 통해 물결과 마침표 사이를 오고 간다.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선사하는 김지선의 화면은 경쾌한 미감을 통해 무용하며dancing, 존재하지 않는 정동적 카오스를 형성한다. 흘러가는 이미지와 기억, 아스라이 사라지는 감정과 감각들은 촉각적인 파편들로 존재하며 겹쳐지고 섞이며 시공간을 진동시킨다.

<Humming-ing>(2024)은 손끝을 스치는 바람, 그 바람에 동요하는 나뭇잎, 부유하는 풀벌레 소리 등 오감으로 기억된 일상 속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작업이다. 각인된 이미지들과 흘러가는 기억들, 짙은 여운의 감각적 정서들은 김지선의 웍wok 속에서 다양한 속도로 재생되고 확장되며 풍미를 더해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각들은 서로 진하게 뒤엉키며 생동감 넘치는 환희의 장을 이룬다. 잠재된 어두운 기억들을 헤집고 찬란함이 수줍게 피어오르는듯한 <Bounce to the Rhythm of the Song>(2024). 복잡한 감정들과 감각들이 오일, 오일 스틱, 콜드 왁스, 테라핀 등 여러 매체들로 치환되어 다층적인 시간과 공간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 상이한 성질의 안료들은 우연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를 향해 속삭이고, 노크 없이 반복되는 이미지들은 정해진 규칙과 해답을 뒤로하고 새로운 서막을 올리기도 한다.
이렇듯 기억의 형상에 기반된 열린 작업들은 비가시적인 요소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이룸으로써 다차원적인 레이어를 형성하며 공명한다. 기억을 되짚어가는 과정은 과거와 현재와의 소통이기에, 시간을 거슬러 추적된 흔적들의 아우라aura는 주관적인 맥을 더해 증감되기도 하며 차이를 낳는다. 이러한 아우라들은 일회적 순간에 기반하여 가깝고도 멀게 흩어지며 강렬한 감정을 야기한다. 과거 플라톤에 따라 ‘시간’을 ‘영혼의 거처’, ‘공간’을 ‘물질 세계’로 말할 수 있다면, 김지선이 걷고 스쳤던 ‘물리적 세계’과 스쳐지나갔던 모든 ‘감정의 흔적’들은 서로 교차를 이루며 새롭게 직조된 ‘아우라’로 발산될 수 있겠다.*

손 끝에서 변주되는 시각적-생태계
‘métro-boulot-dodo지하철-일-잠.’ 여기 보편적인 현대인들의 단조롭고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대변하는 관용적 표현이 있다. “보고-느끼고-행하는.” 이미솔이 그려내는 매일매일의 질서 정연한 리듬은 신성한 미적 노동의 결과물이다. 모든 날, 모든 순간들이 녹아든 하루의 한 칸의 이미지들은 수행적인 행위와 반복된 붓질들로 빚어진 화성들로 유연하게 변주된다. 화면에 담긴 생명의 흔적들은 단순한 자연의 도상icon이 아닌, 지각된 공감각들의 잔재로서 존재하거나 혹은 신체적 행위의 비물질적인 지표index로서 존재할 뿐이다.
<이파리의 춤 여름>(2024)은 저마다의 움직임들로 분주한 생명체들의 운동들로 구성된 연녹빛 무보dance notation이다. 일정하게 주어진 시간 속 이미솔은 같은 듯 다른 매일의 우연과 변화들을 마주하며 경쾌한 셈여림을 읊조리듯 연주한다. 말갛게 흐르는 수채 안료들은 흐르고 고이며 손맛이 느껴지는 하얀-터전에서 새로운 뿌리를 내린다. 더욱이 기존의 작업들이 규칙적인 형식에서 하모니를 이루는 교향곡이었다면, <오늘 본 풀, 하지>(2024)는 매 순간마다 예기치 못한, 오직 감각에 기반된 즉흥적인 리듬으로 흐드러진 잼 세션jam session이 되겠다. 우직한 유채에서 명랑한 수채로의 변화로 인해 감각들은 더욱 확장되고 유연해진다. 부드러운 줄기들과 거친 잎들, 뻣뻣하게 고개를 내밀며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생물체들은 한층 유연해진 몸짓과 손짓들로 재탄생된다. 이미솔은 이렇게 현재를 관통하는 감각들에 더욱 집중하며 한껏 부풀어 오른 새로운 리듬으로 생태계를 군림한다.
이렇게 <오늘 본 풀>(2024) 시리즈들은 반복된 붓질의 연속, 자유로운 중첩을 통해 보다 확장된 감각성을 보여준다. 화폭에 그려진 굽이진 선들은 가시적인 대상의 ‘윤곽선’이 아닌, 몸에 남겨진 (자극의) 흔적들에 집중하는 신체적 과정의 결과물로서 자리한다. 이미솔의 선들은 선 자체의 흐름과 흔적들의 줄기들이 자체의 양식과 의미를 만들며, 실제 형상에 의존하지 않은 채 그 자체의 힘을 산출하고 있는 듯 보인다.** 속도감 있는 붓질에 반하는 가늘고 여린 선들은 우리를 향해 던져지고 있으며 보다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는 이미지들은 우연적인 변주를 거듭하며, 기존의 코스모스적 세계와 멀어짐과 동시에 현재의 감각들을 붙잡고 있다.

Rythme des sentiments aux émotions
감각과 감각들 사이의 리듬. 그러한 리듬들이 서로 같거나 다른 반향으로 춤을 출 때. 우리가 느끼고 지각하는 감각들, 특별한 감정, 고유의 정서, 순간의 감동, 고유의 감성과 같은 정동적 요소들은 단편적인 부분들로만 설명될 수 없다.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 혹은 계속해서 맴도는 일상 속 기억들은, 다채로운 빛을 머금은 색과 선들로 대치되어 다양한 리듬으로 매 순간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서로 다른 온도로 울림을 선사하는 김지선과 이미솔의 에너지는 머물러 있는 듯 흘러가고 보이는 듯 만져진다.


권주리(아르떼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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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혜련, 『아우라의 진화』, 이학사, 2017, p.95 참고.
** 조광제, 『주름진 작은 몸들로 된 몸』, 철학과현실사, 2003, pp.180-18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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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x 이미솔 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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